“포토 테라피는 사진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치료함으로써 자아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마음의 눈’을 갖게 해줍니다”

- 포토 테라피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백승휴 사진가를 만나다 -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류의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반대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병들어가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의식중이거나 또는 무의식중에 정신 관련 질환을 앓고 있으며, 현대 사회에선 이를 고치기 위한 다양한 치료 방법들이 생겨났다. 기본적인 상담을 비롯해 음악과 음식, 그림, 놀이, 독서, 시, 연극 등을 응용한 아트 테라피(Therapy)는 인간의 감정과 내면 세계를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트 테라피는 시각 매체를 통해 그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지만, 아직 시각 이미지를 대표하는 사진의 활용도는 극히 적다.
포토 테라피(Photo Therapy)는 사진을 촬영하고, 감상하고,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 무의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치유의 한 방법이다. 포토 테라피에 관한 학문이 전무한 한국에서 독자적인 연구와 경험을 통해 관련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포토 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가를 만나 포토 테라피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다. - 편집자 주 - 

 
▲ 포토 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가

= ‘포토 테라피’라는 말이 낯설다. ‘포토 테라피’란 무엇인가?
“심리치료는 미술, 음악 등을 이용해 장애를 가진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인지적 기능을 치료하는 것을 뜻한다. 나 같은 경우엔 즉시성과 기록성, 대상의 정확성을 표현하는 인물 사진으로 인간의 심리를 치료하는 것에 대해 연구논문을 썼다. 논문 제작 당시 인물사진의 촬영 과정을 통해 그 영향력을 알아보았고, 그 과정 중에 알게 된 포토 테라피는 해외에서 시행되고 있는 심리치료 중 하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포토 테라피’란 자기 외형을 인지하는데서 비롯된 자신감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이다.”

= 어떤 사람들이 사진으로 치료를 받고 있나?
“인상사진을 이용한 포토 테라피는 자아를 발견하고 콤플렉스를 극복해 새로운 모습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중년 여성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나이로 인한 신체 노화나 갱년기를 겪으며 세상과 단절된 듯한 상실감에 빠져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또 비만아동이나 자폐아들에게도 포토 테라피를 적용할 수 있다. 폐쇄적인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주고 사진 촬영을 통해 타인과 교류하는 법을 깨우치게 한다. 집 밖으로 나가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 인상사진을 통한 치유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사진을 이용한 테라피는 다양하다. 다만, 지금까지 사진가들이 미술계와 상반되게 논리성에 기초해 적극적으로 접근 하지 않아 일반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포토 테라피는 현재, 캐나다에서 성행하고 있다. 연구개발 뿐 아니라 그에 대한 학문 체계도 정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신감 없던 외모를 아름답게 인식하고,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해 그것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행동의 변화, 사진을 통한 새로운 유희의 발견이다. 이런 행위는 약물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력을 강화시키는 치유의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다.”

▲ 포토 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가가 2010년 9월8일부터 15일까지 올림푸스 사옥 내 갤러리 펜에서 입양어린이 사진전 ‘행복과 치유’를 개최했다. 사진 모델이 된 아이들이 자신의 사진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 ‘행복과 치유’ 사진전을 후원한 올림푸스한국(주)의 방일석 대표(앞줄 왼쪽)가 전시를 총 기획한 백승휴 사진가(앞줄 오른쪽)에게 감사품을 전달했다.

= 그 동안 ‘포토 테라피’를 통해 치유된 사례를 소개해 달라.
“가족사진을 촬영한 사람에게서 한통의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가족사진이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였다.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선 가족 모두의 스케줄을 파악하고, 촬영 때 입을 의상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준비과정부터 테라피는 시작된다. 또 그들은 촬영하는 순간과 사진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사진을 보면서 그 과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한번은 자신의 코가 매부리코라며 불만을 가진 사람이 스튜디오에 촬영하러 온 적이 있다. 그는 2주 후 코 성형을 앞둔 상태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수술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대신 사진 구도와 조명을 이용해 코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촬영했다. 그 결과, 그는 수술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포토 테라피는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새롭게 재인식하고, 비로소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갖게 한다.
예전에 석사 논문에서 ‘포트레이트 촬영이 중년 여성의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적이 있다. 3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중년 여성을 모델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중 60대 가정주부인 한 연구 모델은 외모에 자신이 없어 카메라를 기피했지만 올바른 결과물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 또 자신의 강한 이미지에 불만이 많았던 한 70대 여성은 부드러운 조명으로 따뜻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결과, ‘사진을 통해 내면의 모습을 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내재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에 만족해 했다.
지난 11월부터 MBC ‘오늘 아침’ 프로그램 중 ‘회춘프로젝트-100일간의 기적’이 진행중이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아줌마 6명을 대상으로 전문 의사, 트레이너, 지식소통전문가, 포토테라피스트가 참가해 트레이닝하고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첫날 6명의 뒷모습을 촬영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평소에 보지 못했던 뒷모습을 통해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을 인식하게 되고 잘못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현재, 매주 그들의 모습을 촬영해 변화된 모습을 인식하고 자신감을 찾아주고 있다.”

= 얼마 전, 올림푸스 사옥 내 갤러리 펜에서 입양 어린이를 주제로 한 ‘행복과 치유’라는 사진전을 열었다. 이 역시 포토 테라피와 같은 맥락인가?
“사진전을 위해 3주 동안 입양아들을 3번 촬영했다. 처음엔 카메라를 의식하고 겸연쩍어하던 아이들도 차츰 적응했다. 큰 카메라나 조명이 흔히 연예인을 촬영할 때나 사용되는 걸로만 생각했는데, 정작 자신들이 그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 매우 즐거워했다. 촬영 내내 스킨십을 통해 하나가 된 것 같았다. 짧은 촬영이었지만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행복과 치유’사진전에 참여한 아이들은 부모에게 버림 받은 입양아다. 버림 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또 다시 그것이 되풀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행동하는데 제약이 따른다. 아이들은 전시작을 통해 자신의 모습에 호의적이며, 비로소 잠재의식이 서서히 변했다. 이는 가짜 약을 진짜인 것처럼 속이고 투여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치료 효과인 ‘플래시보(Placebo)’ 효과와도 같다. 아이들은 자신 안에 또 다른 자신을 본다. 자신에게도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웃는 모습을 닮아가며 행복해지려고 노력한다.”

= 점차 감소하는 사진시장의 볼륨을 키우는데 ‘포토 테라피’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포토 테라피스트는 하나의 코디네이터다. 따라서 많이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포토 테라피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므로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학위도 필요하다. 어떤 분야든 선구자가 되려면 그 만큼의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 포토 테라피는 감소하는 사진시장을 풍요롭게 해 줄 분명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스튜디오 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시대는 지났다. 사람이 브랜드가 돼서 고객이 그 사람을 보고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고객을 많이 만나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두 명의 고객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얻어야 한다. 사진가가 중심이 되는 마케팅이 필요한 때다.”

인터뷰 / 연정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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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입니다. 백작가